정토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보광스님, 여래장, 만일염불결사회, 대각사상연구원, 한국정토학회
홈 > 설법·동정 > 온라인 설법

 

 

총 게시물 106건, 최근 0 건
   

잊을 수 없는 사람 야나기다 세인쟌(2013, 6, 6 법보신문)

글쓴이 : 정토사 날짜 : 2013-06-13 (목) 09:07 조회 : 2557
야나기다 세이잔 교수
2013.06.03 11:39 입력 발행호수 : 1197 호 / 발행일 : 2013-06-05

유학 당시 4년간 사사
조사어록 보는 법 배워
‘정법안장’ 번역 계기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잊을 수 없는 사람이 한두 사람이겠는가 마는 그래도 한 사

람을 꼽는다면 필자에게 사상적으로 많은 영향을 주신 몇 분의 스승 가운데 한 분

이 바로 야나기다 세이잔(柳田聖山, 1921~2006) 교수님이다.

필자는 1981년에 일본으로 유학의 길에 올랐다. 처음에는 오사카의 보현사에서

태현 스님의 배려로 어학을 익혔고, 1982년에 교토의 정토종 종립대학인 붓교대

학(佛敎大學)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되었다.


필자의 학문적인 관심은 자력수행인 선학과 타력신행인 정토학의 겸수적인 수행

법과 이론에 대한 것이었다. 정토학에 대해서는 붓교대학의 스보이 준에이(坪井

俊映) 교수에게서 충분히 사사 받을 수 있었으나, 선학에 대해서는 이 대학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그래서 선지식을 찾던 중 교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의 소장으

로 계시던 야나기다 세이잔 교수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원광대의 한기두 교수

의 소개로 집으로 찾아가게 되었다. 흔쾌히 맞아 주시면서 교토대학 인문과학연

구소의 윤독회(輪讀會)에 나와서 공부하도록 주선해 주셨다.


1983년부터 1986년까지 약 4년 동안 교수님의 문하에서 선학을 공부하였다. 당시

세계적으로는 선학의 연구에 있어서 과거에는 스즈키 다이세츠(鈴木大拙)의 선의
시대였다면, 현대에는 야나기다 세이잔의 선의 시대라고 할 정도로 저명하였으

며, 명성이 자자하였다. 당시 야니기다 교수의 공부반에는 전세계적인 학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스위스, 독일,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중국과 한

국학생으로는 필자가 참석하였다. 외국인만 약 15여명 정도였고, 일본의 각 대학

젊은 교수들도 참석하였다. 매주 월요일 오후에는 여기서 한 나절을 보내면서 발

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당시는 ‘선림승보전(禪林僧寶傳)’을 읽었다. 필자는 이 공

부모임에서 선학의 연구법을 배웠고, 조사어록을 보는 지견을 얻게 되었다. 또한

그는 평생을 ‘조당집(祖堂集)’ 연구에 몰두하면서 한국을 무척 사랑하였다. 그는

‘조당집’ 연구의 결정체로 ‘조당집색인(祖堂集索引)’ 3권을 출간하였다. 이때 카드

가 12만장이라고 하였다. 그러면서 색인의 번거로움을 없애기 위해 하나조노대학

(花園大學) 국제선학연구소에서 ‘전자달마(電子達磨)’라는 인터넷 선어록잡지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이때부터 버클리대학의 랭카스터 교수와 함께 불교경전의 전

산화를 시작하였으며, 당시 하나조노대학에 와 있던 종림 스님과 필자도 참여하

여 영향을 받았다. 종림 스님은 귀국하여 고려대장경연구소를 설립하였고, 필자

는 동국대에 전자불전연구소를 만들어서 불전을 전산화하기 시작하였다. 당시에

참여했던 세계 각국의 유학생들이 교수가 되어 국제전자불전협회를 만들어 불전

을 각국 언어로 전산화하여 인터넷에 서비스하고 있다.


필자로서는 4년 동안 교수님의 문하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으며, 1985년에는 교

토대학 인문과학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채용해 주기도 하셨다. 또한 생전에 자신의
모든 재산과 도서를 하나조노대학에 기부하시는 등 선학자(禪學者)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셨다.

▲보광 스님

입적 얼마 전에 찾아뵈었더니 미소로 맞아 주었으

며, 84세로 입적하신 뒤 장례식에 갔더니 필자에게

주라는 유훈으로 소중히 아끼던 책에 사인까지 남기

고 가셨다. 필자가 오늘날 도겐(道元)의 ‘정법안장

(正法眼藏)’을 강의하고 번역할 수 있었던 안목도 교

수님의 지도와 가르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항상 선학(禪學)을 연구할 때 야나기다

세이잔 교수님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나의 학문적인 자세라고 생각하면서 옷깃을 여민다.


동국대 교수 보광 스님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