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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위원 칼럼] 시민 함께하는 연등축제<법보신문 948호 2008.05.06>

글쓴이 : 한보광 날짜 : 2008-07-13 (일) 21:26 조회 : 3395
시민 함께하는 연등축제

보 광 스님(동국대 교수)

 
부처님오신날이 가까워지면 온 거리에는 연등이 달린다. 이제는 한 달 전부터 골목마다 거리마다 등으로 물결치고 있다. 4월의 개나리, 진달래, 벚꽃과 함께 오색 등이 달린다. 평소에 절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곳에서도 거리에 연등이 달리면 절이 있음을 알게된다. 거리에 달린 등을 보고 “어 여기에도 절이 있었네” 라고 할 정도로 사찰의 존재를 알린다.

뿐만 아니라 이를 보고 “어 부처님 오신날이 언제이지” 라고 한 번 더 챙기게 된다. 이제는 각 사찰에서 도량이나 법당 안에 등을 다는 것 못지않게 거리에 다는 연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진다. 더구나 비가와도 괜찮은 재질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 없이 거리등을 설치한다. 밤이면 전등을 설치하여 불을 밝히고, 낮이면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포교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몇몇 사찰에서는 등뿐만 아니라 절 이름과 함께 진리의 말씀도 달고 있다. 그런데 관청에서는 현수막을 철거하고 거리를 정비하지만, 거리에 단 연등은 철거하지 않는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부처님오신날 등불을 밝히는 것은 오래된 전통이다. 『아사세왕수결경(阿世王授決經)』에 의하면, 가난한 여인이 부처님에게 등 공양을 올렸다는 빈여일등(貧女一燈)의 이야기가 나온다. 등공양은 청정한 마음으로 올려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올려야 하며, 진실되고 간절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올려야 한다. 화려한 등으로 자신의 권위를 나타내려 하거나 자신을 뽐내려고 하여서는 안된다. 등 공양을 올리면서 등을 만들고 가족의 이름과 소원과 발원을 써서 공양하는 것을 연등(燃燈)이라고 하며, 다른 사람이 만들고 설치해둔 등을 보고 환희심을 내는 것을 관등(觀燈)이라고 한다. 따라서 불자들은 연등공양에 직접 참여하므로 연등회(燃燈會)가 되며, 일반 시민들에게는 오색등을 보고 환희심을 내므로 관등회(觀燈會)가 된다.

필자가 있는 청계산 자락의 정토사에서도 해마다 한 달 전부터 법당과 도량과 거리에 등을 밝힌다. 그런데 법당이나 도량의 등에는 불자들이 가족의 이름과 소원을 적은 등표를 달지만, 거리의 연등에는 아무도 등표를 달지 않았다. 어딘가 허전하여 동네사람들이 참여하는 연등행사가 될 수 없을까 고민한 끝에 자신의 집 앞 등에 가족의 이름과 소원을 적은 등표를 붙이게 하였다.

마을 가게에 등표를 두고 무엇이든지 마음대로 부담 없이 붙이게 하였더니 각가지의 소원이 적힌 등표를 달고 연등관리도 철저히 해준다. 등표를 단 그들에게는 단순한 관등행사가 아니라 스스로 참여하는 연등행사가 되고 말았다. 그 후부터 연등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으며, 합장하고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부처님오신날 장엄으로 설치한 거리의 연등에 시민들이 스스로 이름을 적어 달게 하면 어떠할까? 도회지에 설치한 수많은 거리연등에 각자의 이름을 쓰게 하고 달아주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펼친다면 참으로 좋은 초파일 행사가 될 것이다. 하나의 등불에 자신의 소원을 담게 되면, 그들은 부처님오신날의 행사에 동참하는 일원이 될 것이며, 자연스럽게 불교와 가까워질 것이다. 그냥 장엄으로만 달아 두는 거리 연등보다는 시민이 동참함으로 더욱 활기차고 보람된 초파일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작은 사찰에서는 마을회관이나 가게 등에 등표를 맡기면 되고, 도회지에서는 거리에서 등표를 달아주는 캠페인을 펼친다면, 부처님오신날 행사의 일환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부처님오신날의 축제도 시민들이 동참하였을 때 더욱 빛나고 그 의미가 커질 것이다. “시방삼세에 부처님 아니 계신 곳이 없다”고 한다면, 어찌 법당 안에만 연등을 달아야 하는가? 이러한 행사가 불자들에게는 환희심 넘치는 불사(佛事)가 되어야 하며, 시민들에게는 함께 동참하여 부처님의 자비를 느낄 수 있는 날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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