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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었습니다 (붓다 동산 제675호 게재 2009, 7, 12)

글쓴이 : 한보광 날짜 : 2009-09-13 (일) 19:57 조회 : 2029
 
 연꽃이 피었습니다   

한 보광(동국대 교수, 정토사 주지)

󰡔붓다 동산󰡕 (동산반야회보) 제675호 게재 2009, 7, 12

몇 일 동안 지방에 다녀와 보니 도량에 연꽃이 피었습니다. 아직 만개한 것은 아니지만, 오목한 꽃 봉우리가 살짝 입을 열고 있습니다. 그 속에서 나오는 향기는 온 도량을 가득 메우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청계산 푸르른 녹음에 흰 백련의 청초함은 더욱 희게 보입니다.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맺고 있어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밤에는 연잎에 떨어지는 이슬 소리를 들으려고 귀를 기우렸으나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잠을 설치고 말았습니다. 새벽에는 꽃잎이 터지는 소리를 듣기 위해 자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연꽃이 필 때 우레같은 천둥소리가 난다고 하였습니다. 아무리 들으려고 하지만, 들리지 않고 마음의 번뇌만 일어납니다. 아마도 이 번뇌가 다하였을 때 들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꽃망울이 터지는 소리는 아무나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닌 가 봅니다. 마음이 연꽃처럼 맑고 향기로우며 깨끗해야 들는 가 봅니다.
 미풍이 불어옵니다. 수레바퀴만한 연잎이 크게 흔들리고, 간밤에 앉은 이슬은 옥처럼 구릅니다. 점점 더 굵어지다 힘에 겨워 내려놓고 맙니다. 이때에도 머리를 숙여 공손하게 보내드립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번뇌가 많아지고 걱정이 커져도 버리지 못하고 내려놓지 못합니다. 근심걱정을 점점 더 크게 만들어 힘겹게 짊어지고 다닙니다. 그러다가 견디지 못하여 스러지고 맙니다. 연잎은 물들지 않고 버릴 줄 알지만, 어리석은 중생은 어찌하여 쉽게 물들고 나에게 온 것은 하나도 버리지 못하고 모두 가지려고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무량수경󰡕에서는 “하나 하나의 꽃잎마다 삼십육 백천억의 광명을 발하고, 그 하나 하나의 광명 속에 삼십육 백천억 부처님이 나투시는데 몸은 자마금색이고 그 상호는 특별히 수승하느니라. 한 분 한 분의 모든 부처님들은 백천 가지 광명을 비추시어 널리 시방의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하시느니라. 이와 같이 모든 부처님들은 각각 한량없는 중생들을 부처님의 바른 도리 안에 편안하게 머물게 하시느니라”고 하였습니다.
 한 송이의 연꽃이 무량 법문을 설하고 한량없는 부처님을 나투시게 하건만, 저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저의 귀에는 들리지 않습니다. 꽃잎 하나 하나에 백천 광명이 나고, 그 광명 한 줄기 마다 백천 부처님이 나투시며, 무진설법을 하고 있지만, 저는 듣지 못하는 귀멍어리이고, 앞 못 보는 장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연꽃 속에서 아미타불을 친견하고 관세음보살을 만나기 위해 밤 새워 지키고 있답니다. 끊임없는 염불정진이 있으면 언젠가는 영혼의 귀가 뚫리고, 마음의 눈이 열릴 것을 기다립니다. 그 때가 되어서야 영원한 안락을 얻을 수 있겠지요.
 󰡔관무량수경󰡕에서는 “염불하는 사람은 사람 중에 분다리화와 같다”고 하였습니다. 분다리화란 연꽃 가운데서도 가장 존귀한 백련화(白蓮華)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사람 중에서 가장 존귀하고 아름다운 사람을 가르키는 것입니다.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한 마음으로 일심불란(一心不亂)하게 염불하는 염불행자는 이 세상에서 가장 복 된 사람입니다. 또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이 세상에 와서 아미타불을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참으로 보람있는 삶을 살은 것입니다. 염불법을 만나지 않고 어찌 번뇌를 떨칠 수 있으며, 극락에 왕생하여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꽃 중에 꽃이 연꽃이듯이 우리 염불행자들은 사람 가운데서도 가장 존귀한 분타리화와 같은 존재입니다. 한 송이의 백연 속에 백천억의 부처님이 나투어 법문을 설하는 도리를 믿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바로 염불행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연꽃 속에 태어나는 것을 연화장(蓮華藏)세계라고 합니다. 우리들은 생전에는 연꽃과 같이 맑고 향기롭게 살다가 다음 생에 반드시 연꽃 속에서 수생하여 아미타불을 친견하여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