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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동국대학총장 보광스님 인터뷰(2015,5, 11) 법보신문

글쓴이 : 정토사 날짜 : 2015-05-14 (목) 20:18 조회 : 1855
> 교계
“쉬운불교로 건학이념 구현…일심동행으로 신바람교육 완성”동국대 18대 총장 보광 스님
정리=최호승 기자 | time@beopbo.com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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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1 17:3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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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년만에 스님총장으로 선출된 보광 스님은 5개월 동안 혹독한 통과의례를 치렀다. 이 기간 동안 스님은 자신을 성찰하고 구성원간 화합과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깨달았다. 외려 향후 4년간 동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힘을 얻었다.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보광 스님이 제18대 총장에 선출되면서 종립대학과 조계종과의 유기적인 관계와 학교발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반면 스님총장이라는 우려도 존재하는 가운데 5월4일 총장실에서 보광 스님을 만났다. 가혹한 통과의례였던 지난 5개월간 총장 선출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과 소감, 학교 운영 계획, 건학이념 구현 방안 등을 들을 수 있었다. 인터뷰는 본지 김형규 편집부장이 진행했다. 편집자주

지관 스님 이후 25년 만에
5월2일 스님총장에 선출돼
불교대학발전·교원총빙위
대학발전 저해 기구들 개편

정각원장 인사관여도 개혁
교직원과 학생 힐링공간으로
절차와 규정 어긴 연구윤리위
민형사상 법적책임 물을 것


▶우여곡절 끝에 18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간단한 소감부터 말씀해 달라.
“수행과 덕이 부족해서 종단이나 학교, 나라에 폐를 끼쳤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 누구보다 가혹한 통과의례를 거쳐야 했다. 오히려 지난 몇 개월 동안 구성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소통과 화합의 분위기를 복원할 수 있었다. 이 기간 철저한 자기성찰과 동국의 미래를 점검하는 행운의 시간이기도 했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 동국발전에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여긴다.”

▶지난 8년 간 외부에서 총장을 모셔왔다. 지관 스님 이후 25년만에 스님총장 탄생이다.
“스님총장이 올 때마다 시끄럽다는 얘기도 들린다. 2가지로 그 이유를 분석한다. 종교적인 어떤 오해와 더불어 한국불교의 굴곡진 역사로 본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대처와 비구가 갈라지고 정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빚어진 종단 간 갈등이 왜곡된 시선에 녹아있다.”

▶총장 선출 과정에서 쟁점은 표절논란이었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절차 위반도 문제지만 합리적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많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규정은 굉장히 잘 돼 있다. 2007년부터 수차례 전문가 토의를 거쳐 많이 다듬어진 규정이다. 각 학회 규정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규정을 지키지 않고 교권을 유린한 부분이 심각한 문제다. 규정은 피조사자에 대한 인권을 최대한 보호하고 있다. 때문에 판정이라는 마지막 단계까진 3~6개월이 소요된다. 물론 규정의 세세한 부분은 보완할 필요가 있다.”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장치들이 마련돼야 일방적으로 예단하는 구조를 막을 수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일방적으로 갈 수 있는 구조라는 부분에서 내 생각이 다르다. 규정상 그렇게 갈 수 없다. 조사결과는 예비조사, 본조사, 재심의 등 절차는 5단계를 거친 뒤 공표하게 돼 있다. 비밀엄수 조항도 대단히 잘 구비돼 있다. 그럼에도 피조사자 인권을 보호한 비밀엄수 조항과 절차를 다 무시했다. 바늘허리에 실을 매서 바느질했다. 법이 아무리 잘 만들어졌어도 지키지 않으면 별 수 없다. 규정만 지켰다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없다. 특히 본조사 결과보고서도 문제다. 보고서대로 발표하지 않고 가공했다. 표절로 볼 수 없다는 의견에도 표절로 몰아세웠다. 대단한 범법행위다. (박정극 위원장은)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 발언도 무시했다. 징계는 위원장이 청할 수 없는데도 메모를 붙여 이사장에게 요청했다. 교원징계는 교원인사위원회를 통해 총장이 요청해야한다. 아마 시간이 급했던 모양이다. 아직도 재심의 중이며 그렇기에 표절이라고 발표할 수도 없다. 앞으로 민형사상의 문제가 돼야 할 것이다.”

▲ 총장으로 선출된 보광 스님은 첫 출근길이던 5월4일 이사장 일면 스님에게 임용장을 받았다.

▶학내 구성원 간 갈등과 반목이 남아있다. 어떻게 화합해 나갈 것인가.

“총장 선출 뒤 첫 출근길 아침에 4곳에 계신 부처님께 기도를 올렸다. 첫 번째는 정각원 부처님, 두 번째는 대각전 부처님, 세 번째는 교수협의회 릴레이단식천막의 부처님, 네 번째는 만해광장 고공농성에 있는 부처님이다. 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대화했다. 오해가 있다면 간격을 좁혀야 한다. 학생들과 교수들도 학교 발전에 대한 열정은 같다. 방법이 다를 뿐이다. 나를 반대했던 이운영, 원용선, 전영화, 정환민 등 총동창회 사람들과도 일일이 통화했다. 반대했던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대화를 요청했다. 목표가 같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서로가 조정할 수 있다. 그래서 동국대 운영과 경영철학이 일심동행(一心同行)이다. 한 마음으로 함께 가자는 거다.”

▶일심동행이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계획인지.
“일심동행은 5대 철학이다. 자랑스러운 동국을 만들기 위한 존중하는 총장, 화합하는 총장, 통합하는 총장, 함께가는 총장, 도덕적인 총장을 말한다. 여기에 5대 목표가 있다. 풍요로운 대학, 참사람 열린 교육, 대학다운 대학, 새로운 의료가치 창출, 미래로의 도약이다. 우선 우리대학은 재정안정이 시급하다. 빚이 1100억원이다. 대학 빚이 200억원이 넘어가면 사활이 걸린 문제다. 우리대학을 제외하고 빚이 많은 곳은 1000억원 수준이다. 그래서 발전기금 모금이 중요하다. 총장 전용 승합차를 이용해 버스전용차로로 전국 사찰을 다니며 모금할 것이다. 세단으로 승용차를 마련해 여유 있게 다니지 않겠다. 지금 총장이 권위 부릴 때가 아니다. 지방대 총장은 학생 모집하러 다니느라 정신이 없다. 권위 다 집어던지고 승합차에 오르겠다.”

▶‘대학다운 대학’ 개편을 예고했다.
“신바람 나는 대학을 만들겠다는 의지다. 우리대학은 인간적 신뢰가 무너졌다. 모든 것을 기준만 놓고 평가한다. 교직원은 기준만 채우려고 노력한다. 우리대학에는 다양한 전공이 있고 교수들이 있다. 같은 학과에 묶였지만 SCI(세계적 미디어그룹 톰슨로이터스사에서 제공하는 논문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학술지) 논문이 많이 나오는 전공과 그렇지 않은 전공분야가 있다. 천차만별이다. 이론과 기초학 중심분야와 실행분야는 다르다. 논문 몇 편으로 기준을 삼으면 안된다. 우리 직원들 능력도 출중하지만 어떤 업무를 맡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특화된 능력이 발위될 수 없는 업무에 배치돼 평가를 낮게 받는 부분은 시정해야 한다. 교직원들이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도록 신바람 나는 환경을 조성하면 된다. 교수채용도 신뢰에 기반한 자율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우리학교에 들어와 30년을 교육하고 연구할 사람인데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판단해야 한다. 과거 업적만 살피다보니 지방대에서 업적만 쌓고 임용돼 논문 한 편 안 쓴다. 해당 학과에서 좋은 교수를 채용할 용의만 있다면 자율적으로 맡기려고 한다. 앞으로 학과를 30년 책임질 인물을 스스로 데려오라는 얘기다. 그렇게 신뢰를 주고 싶다.”

▲ 스님은 700년 전 일본 조동종 개산조 도겐 스님의 저술이자 ‘선의 나침반’으로 평가받는 ‘정법안장’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원력을 세워 아직도 진행 중이다.

▶동국대는 종립대로서 정체성 확립이 중요하다. 방안이 있다면.
“왜 동국대가 불교대학으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바로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 이론에 맞춰 사회적인 병폐를 치료할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 지금 정각원 법회에 참석하면 1.5점씩 준다. 이런 강제적인 방법이 아닌 독려를 택해야 한다. 우리대학에는 다양한 전공이 있다. 각 전공 교수들이 불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예정이다. 건축공학과에 고건축 전공자가 하나도 없다. 고건축이든 사찰건축이든 연구소를 만들면 종립대에서 문화재보수에 나설 수 있다. 적어도 행정학에 종무행정 전공자, 영문학에 불교영어 전공자 한 명은 있어야 한다. 그동안 동국대는 조계종에 지원만 요청했지 불교계에 기여한 일이 적었다. 건학이념 실천은 ‘임제록’에 나온 무위진인(無位眞人)에서 배우고자 한다. 무위에서 ‘열린’을, 진위에서 ‘참사람’을 봤다. 그래서 참사람 열린 교육이다. 열린교육이란 나이와 학력을 초월하고 한정된 캠퍼스를 넘어 사이버교육공동체를 만드는 일이다. 또 도세, 섭심, 자애 등 교훈부터 어려운 용어가 아닌 쉬운 불교용어로 바꿔 건학이념을 알리고 싶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사람을 만들자’ 혹은 ‘지혜롭고 자비로운 사람이 되자’는 얼마나 좋은가.”

▶종립대로서 건학이념 구현은 정각원이 상징성을 갖는다.
“정각원을 힐링공간으로 만들겠다. 지금 정각원장은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정각원장은 정각원장이 할 일이 있다. 그런데 심지어 교수를 뽑는데 전공분야까지 정각원장이 나서서 당락을 결정했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건학이념 명목 아래 불교계가 심각한 간섭을 한 셈이다. 총장이 스님이기 때문에 바꿀 수 있는 부분이다.”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나 불교학술원이 파행을 겪고 있다. 불교대학발전위원회와 불교대학교원초빙위원회 등 종립대 발전을 위한 기구들이 오히려 발전을 저해한다는 얘기도 있다.
“불교대학발전위와 불교대학교원초빙위는 이사회 기구라서 정관이나 시행세칙 변경이 필요하다. 이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 많은 공감대를 갖고 있다. 어떤 이사 한 명이 기구를 만들어서 불교대학 총장 노릇을 계속 해왔다. 불교대학 정교수가 8명밖에 남지 않았다. 한 사람도 초빙하지 못했다. 불교학술원 문제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방기하지 않겠다. 백진순 교수는 삼고초려해서라도 데려와야 할 학자다. 한문에 능력 있는 학자에 대한 핍박은 말도 안된다.”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과연 스님총장은 달랐다는 말을 듣고 싶다. 우리대학에는 백성욱 박사와 지관 스님과 같은 훌륭한 스님총장들이 계셨다. 이 분들은 학교 발전을 이뤘고 지금도 존경받고 있다. 스님이 총장했더니 시원찮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자기 몸을 바칠 수 있는 총장, 총장을 경력으로 생각 하지 않고 순교자적인 자세로 총장 업무를 수행하겠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294호 / 2015년 5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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